재수가 없으면 일년에 한번 다가오는 학교 생일도 공휴일이나 일요일에 맞는데 이번에는 적이한 평일날에 맞게 되었다.
아이때와 같이 어른이 된 지금에도 평일날 하루 시간을 갖는것에 즐거움이 배가된다.
며칠 전부터 어디로 갈까나 고민하다가 전날 저녁에 해금강 일출을 담아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으로 일출각을 탐색하고 새벽 3시에 일어나 차에 시동을 걸었다.
현장에 도착하니 너무 일찍 왔나보다 사방이 캄캄하다. 그래도 해금강 유람선 선착장에는 불이 밝게 비춰졌고 간간히 낚싯배가 출발하는 모습을 어둠속에서 볼 수 있었다.
날씨가 많이 쌀쌀했다. 다시 차에올라 시동을 걸고 조금 쉬었다.
5시 20분 무렵에 유람선 선착장 주변으로 갔다. 하지만 이게 웬걸.. 낮고 진하게 깔린 구름층이 대마도 산처럼 무겁게 눌러 앉아 있었다. 그 구름을 흔적으로 담고 조금 기다리자 사자바위와 본섬사이로 조명이 화려한 배가 한척 있었다. 처음엔 배라는 느낌이 없었고 그냥 시설물인줄 알았다.
일출을 포기하고 여명이 밝아오자 해금강 마을 선착장 바위에서 누군가 사진을 담고 있었다. 이런 날씨에 무얼 저리 열심히 담지?? 하는 생각에 가 보았다.
닉네임이 탄혜라는 분이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를 담고 있었다. 자기도 일출소식을 알리기 위해 오셨단다.
하지만 내가 검색한 각도가 아닌데 라고 하니깐 여기가 맞을거라 했다. 두 사람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잠시 나누는 사이에 무겁게 눌리고 있던 구름층 아래로 벌겋게 불이 타고 있었다. 혹시나 싶어 마을 선착장 끝으로 가 보았는데 그 구름층 아래도 해가 돋고 있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도무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것도 오여사를 동반해서..
내가 처음 잡았던 각도가 맞았다. 그곳에서 좀 더 기다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각도는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흔적을 남겨본다.
누구든 이 그림을 보고 오여사는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시설물처럼 보이는 배
저사람은 무엇을 담을까??
그 사람 곁으로 가 보았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수평선 끝에서 해가 돋고 있는모양이었다.
마을 선착장 부두끝에서 보니 해가 뜨고 있었다. 희한한 일이다.
아까 조명을 밝힌 배가 해 가운데 들어갔다.
오여사는 기대하지도 못한채 흔적을 담기위해 열심히 셧터를 눌러본다.
오여사의 등장이 기대가 살짝 되는 장면
어 이럴수가!!
오여사가 얼굴을 내민다.
두터운 구름위로 빛살이 힘차게 비춰진다.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그 자리에서 만난 탄혜님과 반갑게 인사하고 천년송횟집에서 탄혜님께서 사준 아침을 맛있게 먹고 탄혜님 매점에 가서 커피도 한잔 얻어먹고 고창으로 달렸다.
탄혜님! 반가웠고 아침 잘 얻어먹었습니다.
감사해요.
'흔적갤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강 유등축제 불꽃놀이( 2013. 10. 1.) (0) | 2013.10.01 |
---|---|
고창 학원농원 메밀밭(2013. 9. 26.) (0) | 2013.09.30 |
고창 선운사(2013. 9. 19.) (0) | 2013.09.29 |
환경탐사(2013. 9. 27.) (0) | 2013.09.28 |
불갑사 꽃무릇 (0) | 2013.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