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봉산, 왕산 등정
지난 주말에는 필봉산과 왕산 일원을 정복하고 왔다.
붓봉을 닮았다하여 필봉이란 이름이 붙여진 산, 해발800m 조금 넘는 자그마한 산이지만 막상 직선으로 오르기란 여간 힘들지 않았다.
한방엑스포 준비를 하고 있는 곳에서 등산을 시작하였는데 앞서가던 호철형을 따라 열심히 걸었다. 주중에 먹었던 술이 약이 되엇는지 몸은 천근만근이다. 시작이 과하면 오늘 등산에 낙오가 될것 같아 아주 천천히 걸었다. 앞서가던 호철형이 답답한지 가다가 기다리고를 반복해 주었다.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도 내가 살아야지 ㅋㅋ, 한방엑스포쪽에서 바로 등산을 하지않고 앞서가던 호철형이 새로운 길이라며 안내한 길이 동의보감 둘레길이란다. 새롭게 닦아놓은 그 둘레길은 말 그대로 환상적이었다. 특히 무릎이 좋지 못한 나에게는 너무도 좋은 길이었다. 솔잎이 떨어져 쌓여 푹신푹신한 길에다가 솔향기와 주변 경관이 아주 좋았다. 약 1시간가량 지날부렵에 둘레길은 끝이나고 아직도 공사가 진행중이란다. 이 둘레길이 왕산을 돌아 다시 한방엑스포까지 뚫릴 모양이다. 둘레길이 끝나고 소방도로를 잠시 걷다가 앞서가던 호철형이 한고비 하자며 기다리고 있었다. 쳐다보니 말 그대로 산이 서 있었다. 등산객이 자주 이용하는 길이 아닌 모양이다. 아주 오솔길, 사람이 밟은 흔적이 별로 없는 길, 그 길을 선택한다. 정상까지의 거리는 약1km정도, 정말 싫었다. 자꾸 돌아가자고 의견제시를 해 보았지만 이정표 안내문에는 돌아가면 거리가 너무 멀어 점심도 준비하지 못한 상태여서 시간이 너무 지체된다며 바로 오르잔다. 미치겠다. 몸도 무거운데.. 할 수 없이 뒤따랐다. 발이 미끌어지며 자동자 헛바퀴돌듯 뒤로 자꾸 미끌어질정도 가파른 길이었다. 생각은 500m도 더 올랐다 싶는데 200m도 못오른 상태, 이럴 어쩐다. 세월아 네월아 하며 올라볼까? 그냥 포기할까? 오만가지 생각이 다 덜었다. 뒤에도 패이스를 맞춰주던 명래형이 푹 쉬면서 오르잖다. 고맙다. 정말 고마웠다. 몇 번을 더 쉬고는 필봉산 꼭대기를 밟을 수 있었다. 경치도 좋고 그 힘들었던 순간들이 한 순간에 날아가버린다. 바람도 쉬원하고 경치도 죽인다. 왕산의 제1봉과 제2봉을 돌아 하산하는데 하산길도 만만찮았다. 몇 번이고 미끌어지고 엉덩방아를 찧고 해서 처음 그 곳으로 올 수 있엇다.
정말 힘든 산행이었다.
출발에 앞서
출발후 잠시 출렁다리에서 앞서가던 호철형을 불러 세웠다.
추울거라고 많이 쪄입고 갔더니만 한꺼풀 벗고..
이런 ㅉㅉ 소갈머리하고는...
갈비길이 푹신푹신 정말 좋았다.
땀을 흘렸더니 눈가가 부웠다.
필봉산 등산을 하기위해 이 길로 오를까 말까 했던 지점, 결국 이 길을 선택해서 올랐다.
낙엽길은 미끌어지고 몸은 무겁고 호흡은 가프고 죽겠다.
어매 힘들어!!!
오르고 쉬고를 반복하며 그래도 내 발로 걸어야지 힘내자
정상이 가까워지나 보네
어매! 아찔한 것
어지러워 서지 않을려 했는데 명래형이 끝에 가 서 보란다.
더디어 필봉산 정상
왕산을 향해 걷다가 물도 마시고 간식거리도 꼬물거리고..
이젠 그래도 경사가 급하지 않으니 살것같다.
고놈의 바람이 내 아픈곳을 노출시키고 있네. 이럴줄 알았으면 빵모자 쓸 걸
처음의 그 자리에서 가만히보니 나도 많이 늙었다. 눈꺼풀이 부워 보지못하겠다. 아이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