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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3104번째 아침편지(그늘 - 돌샘 이길옥님)

죤댈리 2012. 6. 27. 06:07
    <그늘> - 시 : 돌샘/이길옥 - 그늘의 힘은 대단하다. 아무나 쉽게 그늘을 만들지 못한다. 땡볕 가시에 독이 오른 여름 한낮 이마에 솟는 땀방울이 후끈 달아오를 때 그늘의 영역을 훔쳐봐라 턱까지 차오른 열기가 기죽는다. 아무리 뜨거워도 결국 식고 만다. 그늘의 위력은 무한하다. 누구나 쉽게 그늘이 되지 못한다. 어렵고 힘들 때 기대어 의지할 수 있는 슬프고 괴로운 때 등 다독여 위로 받을 수 있는 좌절하여 풀 죽어 있을 때 가슴에 안아 용기를 심어줄 수 있는 그늘 그 울타리를 넘어봐라 허허 벌판의 냉기가 이빨 갈 것이다. 금방 무릎에 힘이 빠져 꺾이고 말 것이다. 그래서 그늘이 되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아무나 그늘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늘은 넉넉한 품으로 포근히 감싸안아주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어야 그늘다운 것이다. 심해에 풍덩 빠져도 건져주는 천 길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려도 받아주는 그게 그늘인 것이다.

출처 : 하얀미소가 머무는 곳
글쓴이 : 니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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