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베트남이 2000년 7월 13일 워싱턴에서 베트남 전쟁이 끝난 지 25년 만에 역사적인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샬린 바셰프스키 대표와 부 콴 베트남 무역부 장관이 협정에 서명했다.
이번 협정으로 두 나라는 베트남전 후 완전한 관계회복이 이루어지게 됐다. 미국과 베트남은 양국 시장을 다른 나라들과 똑같은 수준으로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관세를 내리고 서로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며 투자장벽도 대폭 완화하게 됐다.
이미 지난 4년동안 지루한 협상을 거듭해 온 미-베트남 무역협정은 1999년에 대강의 골격이 합의된 상태였지만 시장개방에 따른 통제력 상실을 우려한 베트남 공산정권이 막판에 "협상이 불공정하게 이루어졌다"며 서명을 거부했다. 베트남 정부가 마음을 바꾼 데에는 차기 미국 행정부가 공화당으로 교체될 경우 협상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샬린 바셰프스키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이번에 베트남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지원을 약속한 것도 베트남 측을 움직인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