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별난 속담도 참 많다.
좀 상스런 말로 '남자란 지 계집 먹는 것과 자기집 소가 먹는 건 아까워하지 않는다'서 부터
'술과 매에는 장사가 없다'
'자기 논에 물 들어가는 소리와 자식 입에 음식 넘어가는 소리가 가장 듣기 아름답다' 등등...
여기서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술이다.
예로부터 이 술을 찬미하는 시인 묵객들이 많았다.
중국 시인으로 그 유명한 이백(장진주)이 있었고 우리나라에는 정철 송강(권주가)이 대표적이다.
또 '빈처'로 유명한 빙허(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는 당시 암울했던 왜정치하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현대 지식인의 무기력함을 은연중 표출해낸 시대상의 고발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너나할 것 없이 찬미 또는 울분의 심정을 토로할 수 밖에 없었던 술...
종교에서는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까?
세계 삼대종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전 세계 신도가 18억여명으로 추산되는 이슬람에서는 철저하게 술마심을 금한다.
이슬람교도들은 대체로 이 금주령에 그래도 잘 따르고 있다 한다.
또 그에 버금가는 예수교(가톨릭과 구분.가톨릭에서는 금주하지 않음)에서 역시 금한다.
'술 취하고 방탕하지 말라'는 단서가 붙지만...
마지막으로 불교에서는 여타 종교와는 달리 아주 상세하게(부처님께서 36가지의 폐해의 예를 듦)
부연하여 술 마시지 말 것을 당부하셨다.
부처님 제자 가운데 '사가타'란 분이 계셨는데 어느 날 왕궁에 초대되어 왕으로 부터
극진하게 대접을 받는다.왕은 되도록 이 사가타라는 스님에게 더 극진한 대접을 하고 싶어
주위 사람들의 권유에 의해 결국 술을 드리게 되었다.당시만 해도 부처님께서는 굳이 술을
금하지 않으셨었는데 이 사가타라는 제자가 술을 마시고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할
뿐더러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고는 드디어 메스를 대게 된 것이다.
그 서른여섯가지 폐해 가운데 '재산을 잃게 됨'과 '이웃 여자를 탐하게 된다'
'그리고 실수를 남발하여 일의 경중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대사를 그르치게 된다'가 있다.
대사(大事)를 그르치게 됨이란 보는 이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으나 정통 선불교에서는
'자신을 잃어버림'을 의미한다.이 셋이 주요 골자이다.
불교의 목적은 성불하는 데 그 뜻이 있는 바,자나 깨나 항시 깨어있어야 함을 원칙으로
삼기 때문에 그래야 '오매일여' '숙면일여'의 단계를 훌쩍 뛰어넘어 여여부동한 부처지위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그런 연후에는 비로소 무얼 하든 거리낌이 없는 대 자유인의 면목을
일신할 수 있는 것이다.신라의 원효 스님이 이 경지에 가까이 간 분이다.
우리 일반 중생들에게 있어 이러한 경지는 요원한 것이겠지만 그렇다고 자행자제해서는
아니된다고 가르치고 있다.그래야 품위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여자가 아무 앞에서나 술 마시고 상대에게 술 따르는 것을 좋아하는 남자는 별로 없다.
반면에 다른 여자(이쁜 여자)는 그리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아니 오히려 좋아할 지도 모르겠다.
그리해야 뭔가 썸씽이 이루어질 수도 있겠고 상대에게 수작이 먹혀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리라.
술 마시지 않는 여성을 보면 틈이 안보인다.헌데 술을 즐기는 여성에게 느끼는 감흥은
잘만 하면 뭔가 먹혀들어갈 것 같은 예감이 든다.바로 술의 마력이다.
따라서 이 노행자 역시 이쁜 처자(배우자가 없는 여성)를 대할 때면 술을 어느정도 즐기는
사람이 편하다.물론 나 이외의 남성(부모는 제외)에게는 절대 경거망동하지 않는 조신하고
기품있는(품위를 읺지 않는) 여성의 경우라면 금상첨화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金樽美酒는 千人血이요
금 준 미 주 천 인 혈 황금 술잔에 담긴 좋은 술은 천사람이 흘린 피땀이요
玉盤佳酵는 萬姓膏라
옥 반 가 효 만 성 고 옥 쟁반에 담긴 맛난 안주는 만백성을 쥐어짜낸 기름이로다
燭淚落時는 民淚落이니
촉 루 락 시 민 루 락 흘러내리는 저 촛물은 백성들의 한맺힌 눈물이니
歌聲高處에 怨聲高라
가 성 고 처 원 성 고 노랫소리 깊어가는 곳에 원성만이 가득하구나
춘향전에 나오는 유명한 詩로 이몽룡(이 노행자가 춘향이를 몽룡이 땜시 놓쳤음)이 지은
칠언절구입니다.원문을 직접 대하지 못해 여럿을 나름 검색하여 그래도 옳다 싶은 것으로
번역하여 올려드립니다.다음번에는 당송 팔대가의 일인으로 아주 고매한 인품의 소유자인
왕안석의 시를 가져오겠습니다.
술... 절주 또 절주를 해도 결코 부족하지 않은 우리시대의 덕목이 아닐까 해서 너나할 것
없이 술을 대할 때 마다 이 노행자의 연적 이몽룡의 시를 떠올렸으면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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