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십 번째 책

(이와가미 노부미)
일본 그림책 작가 이와가미 노부미는 데뷔하기 전, 한 여인에게 마음을 고백했다. 그러자 여인은 “당신이 그림책으로 상을 받으면 그때 만나요.”라고 말했다. 그는 매일 도서관으로 달려갔고, 3개월 만에 6천 권의 그림책을 독파했다. 그러곤 결심했다. ‘여기에 없는 이야기를 써 보자!’ 그렇게 만든 그림책을 콩쿠르에 보내 상을 받았다.
그는 곧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 뒤로 출판한 책은 도통 팔리지 않았다. 작품을 들고 출판사를 찾아다니며 육십여 권의 책을 더 냈지만 팔리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고백했던 여인과 결혼해 아이를 낳고 살던 그는 절망에 빠졌다.
하루는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그에게 아들이 말을 걸었다. “아빠, 놀아 줘!” “지금은 놀아 줄 수가 없어. 책이 안팔려서 힘들거든.” 그러자 아들이 말했다. “아빠말고는 누가 또 힘들어? 응?” 그는 문득 생각했다. ‘적어도 아이는 힘들어하지 않는구나. 재미있다는 듯이 놀고 있어. 그래, 아이를 위한 그림책을 그리자!’ 그는 아이가 좋아하는
신칸센 기차를 주제로 그림책을 만들었다.
칠십 번째로 출간된 이 책은 큰 인기를 얻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는 첫 번째 책과 칠십 번째 책이 성공한 공통점을 이렇게 말했다. “첫 번째 책은 아내를 위해, 칠십 번째 책은 아이를 위해 온 마음을 다해 그렸습니다. 진심을 담았기에 베스트셀러가 된게 아닐까요?” 그는 누군가를 기쁘게 하려고 정성을 다할 때 값진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글/월간 좋은생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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